2009년 11월 24일
<로미오 앤 줄리엣> 익숙하면서도 낯선 베로나에 다녀오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서 사랑받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성공을 거두면서 더욱 다양한 뮤지컬 작품을 만나게 된 건 대단히 반가운 일입니다. <노트르담 드 파리>가 실패했다면 프랑스 3대 뮤지컬이라 칭하는 <십계>나 <로미오 앤 줄리엣>을 만나기는 훨씬 힘들었겠죠. 내한공연의 성공을 발판으로 라이선스 공연도 많은 사랑을 받아서 지금은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앵콜 중인 <로미오 앤 줄리엣>을 보고 왔습니다.
셰익스피어가 쓴 <로미오 앤 줄리엣>은 그동안 다양한 장르를 통해 수많은 버전으로 만들어졌고 세대를 초월하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불후의 명작이죠. 내한공연은 못 본 상태로 이번에 처음 접한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은 여태 만났던 작품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어요. 원수의 집안에서 태어나 애절한 사랑을 꽃피운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임에는 변함이 없으나 주인공에게만 초점이 맞춰져있던 작품들과는 달리 다른 캐릭터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거든요.

티발트, 레이디 캐플렛, 머큐시오, 벤볼리오...등 그동안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존재로써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주인공의 가족, 주인공의 친구가 아닌 각각의 개성과 갈등을 드러내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변 캐릭터가 살다보니 지금껏 만나왔던 작품들에 비해 로미오와 줄리엣이 묻히는 느낌도 없지 않았으나~ 공연이 풍성하게 다가오는 힘이 있어서 신선하더군요.

다른 공연에서는 만날 수 없지만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의 특색으로 극의 전반을 어우르는 ‘죽음’은 관객의 시선을 자극합니다. 마치 그들의 죽음을 예언하는 듯 등장인물들을 따라다니고 방해하는 죽음은 ‘운명적인 사랑’이라는 작품의 핵심을 한층 명확하게 만들어줘서 흥미로웠어요. 1막에서는 죽음을 좀 더 몽환적인 존재로 꾸미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는데 2막에 접어드니 죽음에게 인간적인 면이 느껴져서 저렇게 표현한 것도 이해가 가더군요.
원곡으로만 접했던 ‘세상의 왕들’과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말로 들어도 역시나 좋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관객이라면 노래 없이 춤만 추는 앙상블이 낯설게 다가올 수 있을 거 같아요.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처음 접하고는 코러스와 안무를 분리시키는 방식에 일장일단을 느꼈는데 <로미오 앤 줄리엣>을 보면서 안정적이고 풍성한 화음이 좋긴 하지만 직접 전달되는 소리가 아니라서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만족한 부분도 있지만~ 기대했던 바 보다는 많이 허전했어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흡입력이 약해서였습니다. 전동석님과 최지이님이 출연했는데... 두 배우 모두 풋풋하게 다가와서 좋았으나 아직은 나쁘지 않은 것 이상의 무엇을 보여주지 못하더군요. 로미오와 줄리엣이 함께 할 땐 호흡을 맞춰서 좀 더 조율해야 될 거 같습니다. 앞으로의 가능성은 보이는데 지금 당장 주역으로의 매력은 강하게 다가오지 않아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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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 앤 줄리엣
기간 : 2009/11/03~2009/12/13 ( 평일 8:00/토 3:00, 7:30/일,공휴일 2:00, 6:30/월 쉼 )
장소 :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가격 : Peak Day - VIP석 120,000/R석 100,000/S석 70,000/A석 50,000
Regular Day - VIP석 110,000/R석 90,000/S석 70,000/A석 50,000
문의 : ㈜오디이컴
작 : 제라르 프레스귀르빅
연출 : 조준휘
안무 : 김성일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임태경/김수용/전동석, 박소연/최지이, 박성환, 김태훈, 김태형, 송용태/류창우,
홍미옥, 유채정, 심재현, 신미연/이고운, 조유신/하지원, 박하나/이정임 외
홈페이지 : http://www.romeonjuliette.com

# by | 2009/11/24 11:01 | 문화 공감 | 트랙백 | 덧글(2)
제목과 포스터가 무척이나 강렬하게 다가오는 <도살장의 시간>을 보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다녀왔습니다. <레이디 맥베스>와 <서안화차> 같은 독특한 작품을 통해 상도 많이 수상한 연출가 한태숙님의 신작에 박지일님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었죠. 그런데.... 포스터가 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