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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 레인> 비는 그치고 삶은 계속된다.

흥미로운 작품을 올리는 노네임씨어터에서 <필로우맨>에 이어 막을 올린 연극은 <스테디 레인>입니다. 다른 자세한 내용보다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휴 잭맨과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했다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두 배우의 이름만 보더라도 상당히 남성적인 공연이라는 감이 팍팍 오시죠?!? 제가 워낙 하드보일드에 어두침침한 범죄물을 많이 좋아하는 터라 기다려졌습니다.

공연이 시작되면 구치소처럼 보이는 무대에 2명의 남성이 등장해요. 대니와 조이는 어렸을 때부터 죽마고우인 그들은 시카고의 한 경찰서에서 파트너로 근무 중입니다. 하지만~ 성향은 거의 극과 극이죠. 마초의 전형인 대니는 창녀들에게 뇌물을 받고 포주를 괴롭히지만 자신이 지켜야 할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은 끔찍하고, 조용한 성품의 조이는 알콜 중독에 가족도 없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삶을 이어갑니다.
어디서나 사회성과 능력은 승진의 발판이건만~ 입을 여는 순간부터 저들은 만년말단 스타일이구나~ 싶더군요. 단순하고 입은 걸고 시종일관 욱만 넘치는 대니와 원칙을 우선시하지만 뒤에 물러서서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는 조이를 보자니... 다양한 인종과 사건이 넘쳐나는 시카고의 경찰서에서 그들의 입지란 참 좁아 보입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 불안하던 그들의 일상에 파국의 전조가 나타나기 시작해요.

철창 앞에 놓인 거라고는 탁자 하나, 의자 둘 뿐인데다가 모든 상황 설명과 사건 전개를 두 주인공이 진술하는 형식이라서 <스테디 레인>은 배우들의 역할이 압도적입니다. 대니엔 이석준님, 문종원님, 조이엔 이명행님, 지현준님이 더블 캐스팅인데~ 작품이 작품인지라 이석준님-이명행님, 문종원님-지현준님이 고정 파트너로 가더군요. 두 인물이 죽마고우인지라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당연한 선택입니다.
제가 첫공을 본 터라~ 만만치 않은 대사량에 감정폭도 커서 아직은 작품에게 밀리는 기운이 더 강했지만... 내공이 있으신 배우들이니 지금이면 찰떡 호흡을 보여주시리라 기대해요. 그들이 처한 비극처럼 끊임없이 내리던 비가 마침내 그친 후, 햇살 아래에서 만나는 게 희망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선이라고 믿었던 선택이 오히려 악수였던 경험은 누구나 있기에 정이 안 가던 대니가 자꾸만 생각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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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 레인 (A Steady Rain)


기간 : 2013/12/21~2014/01/29  ( 평일 8:00, 주말 3:00, 6:00/월 쉼 )

장소 :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가격 : 전석 40,000

문의 : 노네임씨어터컴퍼니, (주)더스테이지

작    : KEITH HUFF

연출 : 김광보

출연 : 이석준/문종원, 이명행/지현준

by 별의목소리 | 2014/01/10 12:10 | 문화 공감 | 트랙백 | 덧글(0)

<서울 사람들> 타향살이... 힘들기 마련이죠.

진심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자꾸 정이 가는 창작집단 LAS의 <서울 사람들>이 다시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번 공연 때 서울시장께서 관람해서 화제가 되었던 연극이죠. 아파트로 대변되는 서울사람들은 지방 사람들이 보기엔 야박하고 매몰찬 깍쟁이라서 정이 없어 보이긴 하나봅니다. <서울 사람들>은 고단하고 힘든 타향살이를 택하고 올라와서 살아가는 고시원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연극이에요.


다정은 서울의 한 백화점에 취직해서 막 상경한 경상도 처자입니다. 서울은 물론이고 고시원 생활이 처음인 그녀는 낯설고 생경한 분위기지만 나름대로 적응하려 노력중이죠. 충청도에서 야구하러 온 경호, 택시기사를 하는 전라도 아저씨 건감, 경계심이 강한 조선족 설련, 등록금 때문에 알바에 치여 살고 당황하면 제주도 방언이 터지는 람, 휴학하고 취업 준비 중인 강원도 출신의 준희가 옆방 이웃들입니다.


타인에게 피해 안 주고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게 최선이라는 고시원에서 다정은 오자마자 떡을 돌리고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해요. 고시원에서든 직장에서든 특유의 씩씩함으로 파이팅을 해보지만~ 사람을 대한다는 게 뜻대로 되질 않습니다. 나는 진심인데 상대방에게는 그 진심이 전혀 전달이 안 되기도 하거든요. 내면보다는 겉모습이 먼저 평가의 대상이 되는 서울살이는 고난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건 그냥 사람과의 문제인지도 몰라요. 물론! 홈경기냐~ 원정경기냐~의 차이는 분명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내 존재를 인정받고 진심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저들처럼 아웅다웅대며~ 오해도 하고~ 술도 마시고~ 싸우며 살아가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건 세상 속에 살아가는 내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그것도 다 삶의 일부니까요.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아기자기하고 속정 넘치는 작품을 배우들은 그냥 고시원에 사는 것처럼 무대에서 보여줍니다. 세트가 좀 답답한 느낌은 있지만 소극장에서 담아낼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기적이고 냉정한 세상살이와 도무지 통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이 다치셨다면 <서울 사람들>을 보고 기운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좌절했다고 포기하기엔 살아야할 날들이 너무 많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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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


기간 : 2013/11/07~2013/11/24  ( 평일 8:00/토 3:00, 7:00/일 3:00/월 쉼 )

장소 : 김동수 플레이하우스

가격 : 일반 20,000원/학생 14,000원

문의 : 창작집단 LAS

작   : 한송희

연출 : 이기쁨

출연 : 권동호, 한송희, 신창주, 김미선, 고영민, 최복희

by 별의목소리 | 2013/11/20 16:42 | 문화 공감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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