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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인생의 리듬을 스스로 찾아가다.

<에이미>의 원작자인 데이비드 해어는 상도 많이 받은 각색가 겸 희곡 작가입니다. 그가 각색한 [디 아워스]와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를 인상 깊게 봐서 그가 직접 쓴 희곡에서는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관계를 섬세하게 다루는 그의 실력이 어떻게 드러날지 궁금했거든요. 더불어~ <에이미>는 아르코예술극장이 기획한 ‘2010 ARKO PRESENTS’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간 공연인데 의미심장한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이네요.


에이미는 애인 도미닉을 데리고 엄마를 만나러 갑니다. 화가였던 남편이 죽은 후 시어머니와 교외에 살고 있는 에이미의 엄마 에스메는 런던에서 연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죠. 딸의 남자친구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에스메는 갑작스레 찾아온 에이미에게 무슨 일이냐고 캐묻습니다. 이런 저런 대화 끝에~ 딸이 혼전임신한 사실을 깨닫게 되는군요. 이 사실을 알게 된 도미닉이 자신을 떠날까 두려운 에이미는 엄마에게 자신이 말할 때까지 비밀로 해달라고 하지만....;;;;


이렇게 시작한 그들의 이야기는 에이미의 결혼 전, 에이미의 결혼 후, 에이미의 이혼 위기를 거쳐 마지막에 도달하게 됩니다. 에이미가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간관계의 중심축이긴 하지만... 초반의 이야기는 주로 에스메와 도미닉의 갈등으로 전개되는 터라 제목이 왜 <에이미>일까 싶었습니다. 인물 사이에 교량 정도로만 보였던 그녀. 그러나 극이 흐를수록 관객은 왜 제목이 <에이미>일 수밖에 없는지 깨닫게 되죠.

낙천적이지만 현실감각 없는 에스메와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시니컬한 도미닉은 미처 알아채지 못했지만 그들의 삶에 있어서 균형을 잡아주고 리듬을 잃지 않도록 잡아준 건 에이미였습니다. 그녀의 존재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그들은 에이미의 시각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 깨닫게 되죠. 인간은 자신에게 소중한 무언가가 사라지기 전엔 그걸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존재입니다.


출연진에게 기대한 이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오목조목 알차서 미묘한 흐름과 신경전을 잘 잡아내서 보여주더군요. 대사 자체도 워낙 생생했지만 캐릭터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이 아니더라도 그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행간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보고 느꼈습니다. 첫공을 보고는 작품이 너무 좋아서 한 번 더 갔는데 또 다른 여운을 담아올 수 있었어요. 좋은 배우~ 좋은 작품~ 흐뭇한 조화입니다. ^^*

옆에서 인생의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던 누군가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자신이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를 뒤늦게 깨달으며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삶의 리듬을 스스로 찾아가는 수밖에 없겠죠. 우리는 좋은 사람이든~ 싫은 사람이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삶과 예술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 폭넓은 이야기를 담아냈던 <에이미>가 다음엔 더 많은 관객들과 길게~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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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Amy’s view)


기간 : 2010/02/05~2010/02/21  ( 평일 8:00/토 3:00, 7:00/일, 공휴일 3:00/2.14, 목 쉼  )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가격 : 일반 25,000원/중고생 15,000원 

문의 : 여유,作

작    : 데이비드 해어

연출 : 최용훈

출연 : 윤소정, 이호재, 백수련, 김영민, 서은경, 김병희

by 별의목소리 | 2010/03/02 14:10 | 문화 공감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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