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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한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노래하다.

멀티플렉스에서 쓰나미 개봉하여 폭풍 흥행하고 순식간에 내려가는 블록버스터 영화에 익숙한 요즘엔 단성사 한 곳에서 6개월 가까이 상영하여 백만 관객 시대를 열었던 전설의 영화 [서편제]의 흥행 신화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로 들릴 거 같습니다. ^^;; 오빠의 영향으로 어렸을 적부터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터라 이 영화를 보겠다고 엄청난 줄을 선 끝에 겨우 표를 사서 보고야말았던 기억이 나네요. ㅡㅡV


긴 세월을 건너~ 무비컬의 대열에 선 <서편제>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만나고 왔습니다. 그동안 여러 무비컬이 만들어졌지만~ 다른 장르도 아닌 판소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화를 기반으로 뮤지컬을 만든다는 게 어떨지 감이 영~ 안 오더라고요. 다른 작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셨던 배우들의 이름이 많이 보여서 출연진에 있어서는 저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공연이었습니다.

 

최근에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라는 말로 시작하는 광고 있죠? 패러디도 많이 된 바로 그 광고 문구가 <서편제>를 보고난 제 심정이네요. 뮤지컬을 떠올리면 ‘즐거움’이란 단어가 떠오르고 판소리를 떠올리면 ‘한’이 떠오르는데...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두 분야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잘 어우러진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킨 작품입니다. 음악을 구성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듣기에 좋았어요.

저와 달리 동생은 영화를 못 본 상태였으나 공연을 보는데 부담이 없었다더군요. 중간에 좀 모호하게 처리된 부분이 있지만... 공연을 보면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예전의 저처럼 한과 증오가 어떻게 다른지 뮤지컬을 보며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어떠한 고난과 좌절에도 무릎 꿇지 않고 생을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바로 한이라고 보거든요.

 

송화는 전통적인 개념의 어머니이자 누이이자 부인이며 우리 역사에 등장했던 예인의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라서 평소 차지연님을 꽤 센 배우라고 생각한지라 송화에 어울릴까 싶었습니다. 차지연님이 이번에 송화로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신인상을 수상하셨다던데... 여우주연상도 아깝지 않을 호연이었어요. 마지막에 심청가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저러다가 정말 쓰러지는 게 아닐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송화의 오묘한 마음으로 무대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다만... 공연을 보기 전에도 보고난 다음에도 가장 아쉬운 부분은 티켓 가격이에요. 공연 잘 보고 무슨 소리냐~하실 수도 있지만... 선뜻 손이 가기 쉽지 않은 초연인 창작 뮤지컬에 티켓 가격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자신감일 수도 있으나 어쩌다 뮤지컬을 보는 관객에게는 쉽게 다가서기엔 어려운 장벽이기도 합니다. 가격을 조금만 더 대중적으로 책정했다면 훨씬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으련만....;;;

 

뮤지컬을 보고나니 오랜만에 영화도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요즘 세상엔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아버지를 떠나지 않고 사랑하면서도 자꾸만 동호를 피하는 송화의 마음을 이해하기 쉽지 않겠지만... 송화의 소리를 들으며 함께 눈물짓는 관객이 많은 건 우리가 가진 감성이 아직은 여전하기 때문이겠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창작 뮤지컬이 또 한편 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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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기간 : 2010/08/14~2010/11/07  ( 평일 8:00/주말 3:00, 7:00/월 쉼  )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가격 : 화, 수, 목 - R석 88,000원/S석 77,000원

          금, 토, 일 - R석 99,000원/S석 88,000원

문의 : (주)피앤피컴퍼니

원작 : 영화 [서편제]

작가 : 조광화

연출 : 이지나

작곡 : 윤일상

국악작곡 : 이자람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이자람/차지연/민은경, 서범석/JK김동욱/홍경수, 임태경/김태훈, 이영미/채유리, 조영경 외

by 별의목소리 | 2010/10/21 23:37 | 문화 공감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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